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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낙화유수’에서 ‘강남스타일’까지…한국가요 ‘명예의 전당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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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대중음악박물관
댓글 0건 조회조회수: 2,721회 작성일 15-04-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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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시대 음반·진귀한 음향기기

30~40년대 대중음악인 활동자료 상설전시
아티스트들이 기증한 무대의상·악기
대중음악 애호가 유충희씨가 주도



1929년에 발표된 한국 최초의 창작가요인 이정숙의 ‘낙화유수’ 유성기(축음기) 음반부터 2012년 전 세계를 휩쓴 싸이의 ‘강남스타일’ 한정판 LP까지. 한국 대중음악사 100년을 한 자리에서 돌아볼 수 있는 뜻 깊은 공간이 마련됐다.

국내 최초의 대중음악 전문 전시 공간인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이 25일 오전 11시 개관식을 갖고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에 문을 열었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총 3개 층에 층당 규모는 1091㎡(330평)로, 과거 유성기 시대 음반부터 현재의 음반 등을 비롯해 진귀한 음향 시스템들을 상설 전시한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이 지난 25일 개관식을 갖고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에 문을 열었다. [사진제공=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관람객을 압도하는 방대한 자료들=박물관 내 전시물은 원통형 유성기부터 SP, LP, 카세트테이프, CD까지 약 7만점에 달한다. 이중 엄선된 1000여 점의 유성기 음반, 7인치 싱글, 10~12인치 LP 등의 자료들은 2층 상설 전시실에서 연대기 순으로 전시된다. 

가장 눈에 띄는 전시물은 ‘최초’라는 수식어를 가진 자료들이다. 한국 대중가요의 효시로 꼽히는 1925년 안기영의 ‘내 고향을 이별하고’와 박채선과 이류색의 ‘이 풍진 세월(희망가)’,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박향림의 ‘오빠는 풍각쟁이야’ 등 30~40년대 근대 대중음악인들의 활동상을 담은 자료부터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의 인터뷰 육성이 담긴 유성기 음반, 미국 시장에 진출했던 걸그룹 김시스터즈의 현지 음반, 국내 그룹사운드 최초 음반인 키보이스 데뷔 음반, 신중현이 이끈 록밴드 애드포의 음반 등 희귀 자료들은 높은 학술적 가치를 가진 전시물들이다. 

3층의 오디오관에는 웨스턴 일렉트릭의 스피커 16A와 미로포닉(Mirrorphonic) 시스템, 자이스콘, 프로페셔널 오토그래프 등 역사적인 명품 음향기기들이 즐비하다. 시청각실에선 한국대중음악의 중요한 음반과 영상자료들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1층에는 초대형 스피커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음악카페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가 마련돼 있고, 지하에는 수장고 및 연구공간이 꾸려졌다. 이 밖에도 야외에는 약 1500㎡ 규모의 데크형 공연장이 갖춰져 있다. 또한 박물관의 주변에는 다양한 숙박시설과 명승고적, 놀이공원 등이 자리하고 있어 여행을 겸할 수도 있다.

아티스트들이 기증한 무대 의상과 악기들도 볼거리이다. 남진, 이시스터즈, 이금희, 김상희, 현미, 장욱조, 이현, 백두산의 김도균, 클론의 강원래, 김바다, 조항조 등은 무대에서 착용했던 의상들을 기증했다. 한대수, 윤연선, 김목경, 김두수, 이장혁, 부활의 김태원 등은 직접 사용했던 기타를 쾌척했다. 

▶국가가 못한 일, 민간이 나섰다=이 박물관은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없이 민간의 대중음악 애호가들과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만든 공간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대중음악 자료를 수집해온 기업가 유충희 씨가 사비를 털었다. 유 씨는 주변의 많은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중음악을 향한 열정과 애정 만으로 박물관을 개관을 결심했다. 여기에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송명하 ‘파라노이드’ 편집장, 김학선 웹진 ‘보다’ 편집장, 김성환 음악칼럼니스트, 고종석 대중음악평론가, 한명륜 대중음악평론가 등 전문가 15인이 자문위원회를 꾸려 개관을 도왔다.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규성 평론가는 “K팝이 전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지만, 그 장구한 역사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세계인들은 잘 모르고 있고 또 평가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자료의 발굴, 보존, 전시에다 연구, 교육 등 폭넓은 기능을 갖추고 있는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의 개관은 문화 선진국을 향한 일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박물관은 앞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을 재조명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규성 평론가는 “미국의 ‘로큰롤 명예의 전당’처럼 한국 대중음악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을 업적을 기리는 작업을 지속할 것”이라며 “그 시작으로 박물관은 ‘신라의 달밤’ ‘신라의 달밤’ ‘비 내리는 고모령’ ‘럭키 서울’ ‘맨발의 청춘’ ‘님은 먼 곳에’ 등 수많은 명곡들의 작사가이자 극작가인 유호 선생을 조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장료는 성인 1만 2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경주 시민에겐 2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관람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의는 (054) 776-5502.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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