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AMA 3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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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s)' 3관왕에 올랐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마이크로소프트 씨어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그룹은 본상 ‘페이보릿 듀오·그룹 팝/록 부문’을 비롯해 ‘투어 오브 더 이어’,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다. 올해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 본상 기록을 잇는 성과로 대중음악계에서는 글로벌 팝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됐다고 보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 BTS는 조나스 브라더스, 패닉 앳 더 디스코 등 세계적인 그룹을 제치고 ‘페이보릿 듀오·그룹 팝/록 부문’을 수상했다. 2012년 싸이가 뉴미디어상을 받은 이래 한국에서 본상 수상자가 나온 것은 7년 만이다. 스패니쉬 언어 계열을 제외한 비영어권 아티스트가 이 부문을 수상한 것은 최초다. 이날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한 BTS의 RM은 ‘페이보릿 듀오·그룹 팝/록 부문’소감에서 “그룹으로서 6년 반이라는 시간을 함께 지내오며 너무나 많은 꿈들이 현실이 됐다”며 “이 모든 것은 아미(ARMY) 여러분이 있기에 가능했다. 세계에서 보내주신 사랑과 응원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팬미팅 차 일본으로 떠나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올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참석하지 못했으나 그룹은 3관왕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사진/뉴시스
엘튼 존, 핑크, 에드 시런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겨룬 ‘투어 오브 더 이어’에서도 그룹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BTS는 지난 1년2개월 동안 진행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스타디움 투어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투어는 한국 가수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 무대에 서는 등 13개국 206만명을 동원한 세계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RM은 이날 영상인사로 “이번 투어를 계기로 세계 각국의 수많은 아미를 만날 수 있었던 최고의 해였다”며 “투어는 끝났지만 우리가 전하고 싶었던 진심을 기억해달라. 자신을 사랑할 방법을 꼭 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빌리 아일리시, 아리아나 그란데, 션 멘데스 등과 경합한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 기록을 세웠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s)’는 그래미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함께 미국 음악 3대 시상식으로 통한다. 국내 대중음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두고 'BTS가 미국 주류 음악 시장에 본격 편입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빌보드가 철저히 상업적 차트만을 위주로 집계한다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팬덤 규모 등 아티스트의 영향력, 상징성에 비중을 크게 두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번 수상은 미국 음악 시장에서 BTS가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의 주류 미디어, 음악 업계가 BTS의 성과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봤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아티스트의 인기와 영향력, 팬덤 규모 등에 큰 평가 기준을 둔다”며 “록의 새 역사를 연 메탈리카, 너바나처럼 (이번 수상은) 미국 음악 업계가 BTS를 글로벌 팝에 새 패러다임을 가져올 대표 주자로 인정한 것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제61회 그래미 어워드'에 시상자로 참석했던 방탄소년단. 사진/뉴시스
이와는 별개로 최근 글로벌 음악 산업계에선 BTS를 내년 후보 명단에서 제외한 그래미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미국 3대 음악상 중 가장 권위 있는 이 시상식은 지독하리만큼 보수적인 평가 방식을 고수하기로 유명하다.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로 올해 3연속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에 오르는 등 활약을 펼쳤음에도 BTS는 내년 1월 열릴 ‘62회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결국 오르지 못했다. 미국 음악전문지인 롤링스톤은 “그래미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 중 하나인 K팝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현 음악 시장의 흐름과 완전히 대조되는 행보”라고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대중음악계에서는 계속해서 집적되는 BTS의 성과가 결국 그래미의 벽을 깰 것이라고 보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작가 평론가는 “보수적인 40대 이상 백인 남성이 주 선정위원인 그래미는 음악계의 새로운 흐름을 굉장히 늦게 수용하는 측면이 많다”며 “1989년이 돼서야 부랴부랴 헤비메탈 부문을 신설했던 과거부터 힙합을 주요 부문에서 배제하고 있는 오늘까지 그래미의 역사가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BTS의 그래미 배제를 CNN 등 미국 주류 언론에서 다루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런 움직임은 결국 BTS가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그만큼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김윤하 평론가는 “그래미는 기본적으로 컨트리, 록 등 백인 아티스트가 중심이 되는 음악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어왔다”며 “하지만 그룹의 음악적 성장과 영향력이 꾸준히 뒷받침될 수 있다면 그래미의 벽을 넘는 것도 불가능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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