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 가사 한글파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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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는 쉽게 노래를 듣는다. 길거리에서 요즘 유행하는 가요가 들리는가 하면, 좋아하는 가수 노래를 직접 찾아 듣기도 한다.
하지만 가끔 어떤 노래를 듣고 있다 보면, 흠칫 놀라는 경우가 있다. 맞춤법 규정에 어긋나는 말들도 많고, 문법적으로도 틀린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당시 각종 음원차트 결산 부분에 1위를 차지하며 대한민국을 썸 열풍으로 물들인 정기고와 소유의 듀엣 곡 '썸'에서 맞춤법이 틀린 가사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내꺼 인 듯 / 내꺼 아닌 / 내꺼 같은 너 / 니꺼인 듯 / 니꺼 아닌 / 니꺼 같은 나"
여기서 '내꺼', '니꺼'는 '내 것', '네 것'의 잘못된 표현이며, '니'는 '네'의 전라도 사투리다.
노래 특성상 부르기 쉽게 하기 위한 의도로 판단되나, 적어도 음원 사이트 기재된 가사에는 정확한 맞춤법으로 표기할 필요가 있다.
'티비에는 / 어제 본 것 같은 드라마 / 잠이 들 때까지 한번도' 가사 역시 TV의 V는 '브이'로 읽기에 '티비'가 아닌 '티브이'가 정확한 표현이다.
또 '한번'으로 붙였을 땐 '어떤 일을 시험 삼아 한번 해보다'라는 기회가 있는 어떤 때를 나타내는 만큼 앞 가사 '잠이 들 때까지' 의미를 감안하면 횟수를 나타내는 '한 번'으로 띄어 쓰는 것이 올바르다.
다른 노래도 마찬가지다.
'태양의 후예' OST로 인기를 끌었던 거미 'You Are My Everything'을 보면, "인연이 아니길 바래요"라는 가사가 있다.
이때 바래요(바래다)는 '볕이나 습기를 받아 색이 변하다'는 의미다. 가사 내용처럼 '생각 혹은 바람대로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뤄지거나 그렇게 됐으면 하고 생각하다'라는 단어는 '바라다'이기 때문에 '바라다' 어간 '바라-'에 -요를 결합해 '바라요'라고 표기해야 올바른 표현이다.
이처럼 평소 헷갈려 틀린 맞춤법으로 표기한 경우도 많지만, 애초 문법적으로 원칙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아름답다'는 품사 분류가 형용사로, △명령형(~해라) △청유형(~하자) △현재형(~는다) 어미와 결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이언티 '양화대교'를 보면, "행복하자 행복하자 /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라는 가사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행복하자'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다보니 틀린 표현임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행복하다'라는 청유형으로 쓰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가사에 흔히 사용되는 '설레임' 혹은 '잊혀지다'라는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는 노래가 많다.
물론 '예술의 영역'인 노래에 있어 어느 정도 일탈적 시적허용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뇌리에 오래 맺히는 노래 특성상 이런 잘못된 문법적 지식은 향후 표현 판단에 있어 헷갈릴 가능성이 많다. 나아가 잘못된 가사 표현들이 옳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시적허용도 좋지만, 가급적 기본 맞춤법은 지켜 작사를 하고, 이를 부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엄미경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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